2013년 8월 24일 토요일

【공포특급】소녀와 나무침대

 지방의 한 조그만 도시에 엄마 없이 아빠와 단 둘이 사는 소녀가 하나 있었다. 그 소녀의 이름은 혜미였다.
 아빠로부터 한없는 사랑을 받는 혜미는 일찍 돌아가신 엄마를 대신해 밥도 짓고 빨래도 하느라 고생은 좀 됐지만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평소에도 그랬던 것처럼 아빠는 혜미를 깨우러 방으로 갔다. 그런데 혜미가 온몸에서 식은땀을 흘리며 신음을 하고 있었다. 깜짝 놀란 아빠는 얼른 혜미를 병원으로 데려갓다.
 의사는 무거운 표정으로 며칠을 못 넘길 것 같다고 말햇다. 하늘이 무너지듯 절망한 아빠는 "하나밖에 없는 딸 자식이니 꼭 좀 살려주십시오." 애원하고는 회사로 향했다.


 회사로 가던 도중 한 성당에서 운영하는 고아원 앞을 지나게 됐는데, 그 고아원 지붕 위에서 혜미만한 소녀 하나가 하얀 잠옷을 입은 채 서 있는 것을 우연히 발견했다.
 그는 얼른 차에서 내려 위험하니 어서 내려오라고 소리쳤으나 소녀는 어딘지 모르게 차가운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그리고는 갑자기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그는 이게 꿈인가, 하고 눈을 부비며 다시 쳐다보니 어느새 소녀는 건물 옆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며 웃고 있었다.
 그는 달려가 소녀의 손으 덥썩 잡았으나 얼음처럼 차가운 느낌에 섬뜩해져 손을 놓자 소녀는 고아원 뒤쪽으로 달아나 버렸다. 그가 계속 뒤쫓아 가보니 그 곳에서는 고아원을 정리하기 위해 바자회를 열어 물건들을 헐값에 팔고 있었다. 한 수녀가 다가와 물건들을 좀 사 달라고 간청했다. 그는 별로 필요가 없었지만 어려운 사정을 생각해 나무침대 하나를 사기로 했다. 그런데 나무침대 밑에 아까 도망갔던 그 소녀가 숨어 있다가 쫓아가니 또 눈 깜짝 할 사이에 사라져 버렸다.
 수녀가 귀여운 토끼 인형을 들고 나와 이 나무침대의 주인은 어떤 소녀인데 병으로 죽게 됐고, 유언으로 이 침대를 사는 다음 주인에게 이 토끼 인형도 같이 주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 토끼 인형의 이름은 핑크라고 수녀가 덧붙였다.
 그는 뭔가에 홀린 듯 곧장 병원으로 달려가 혜미를 퇴원시켜 집으로 데려왔다. 그리고는 혜미를 그 나무침대에 눕히고 잠 속으로 빠져들었다.
 다음 날 아침, 먼저 일어난 혜미가 아빠를 깨우며 물었다.

 "내 핑크 어디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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