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20일 화요일

【공포특급】갈매기 고기

 어느 고기잡이 부부가 폭풍에 어선이 난파돼 한 무인도에 표류했다.
 원래 몸이 허약했던 남편은 날이 갈수록 병색이 완연해 마침내 두 눈을 실명하고 말았다. 장님이 된 남편은 자꾸 여위어 가다가 하늘에서 끼룩거리며 우는 갈매기 소리를 듣고는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저 갈매기 고기가 먹고 싶다고 했다.
 극진히 간호하던 아내는 어쩌면 남편의 마지막 소원이 될지도 모를 갈매기 고기를 구하기 위해 온 섬을 돌아다녔다.
 얼마 후 남편은 아내가 갖다준 갈매기 고기를 맛있게 먹었다. 갈매기 고기가 맛있어 더 먹고 싶다고 하자 아내는 계속 먹였다. 남편의 건강은 나날이 좋아졌다.
 그러던 어느 날 지나가던 원양어선이 우연히 그들을 발견했는데, 앞 못 보는 남편은 살아 있었고 이미 죽은 아내는 섬에 묻어주었다.
 몇 년 후, 수술을 받은 남편은 시력을 회복했다. 그러나 섬에서 아내의 임종을 지켜보지 못해 늘 슬픔과 술에 잠겨 있을 무렵 한 외진 바닷가로 여행을 가게 되었다.
 그 바닷가에는 갈매기 고기집이라는 식당이 있었는데, 그는 무인도에서 표류해 있을 대의 그 갈매기 고기맛을 잊지 못해 한 접시 시켜 먹었다. 그런데 고기맛을 본 그는 두 눈에서 피눈물을 흘리면서 바닷속으로 뛰어들어 자살해 버렸다. 무인도에서 먹은 고기맛과 달랐던 것이다.
 그러니까 남편을 살리기 위해 아내는 자기 허벅지 살을 베어 남편에게 먹여주고 자신은 피를 흘리면서 서서히 죽어 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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