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노원구 중계동 W아파트 13층에서 한 남자가 투신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수사를 맡은 형사들은 이 사건이 자살이라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수사 결과, 사망한 남자는 자살할 이유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타살로 볼 수 있는 근거도 없었다. 수사는 장기화 될 수 밖에 없었다.
수사반장은 미궁에 빠진 사건 해결을 위해 죽은 남자의 미망인과 자주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이혼 경험이 있는 수사반장은 미망인의 미모에 매료되 청혼을 하게 되었다.
사건 발생 일 년 후, 두 사람은 산사(山寺)에서 비밀리에 결혼식을 치렀다.
그들은 신혼부부처럼 단란한 가정을 꾸미고 행복하게 살았는데, 여자에게 이상ㅎ나 버릇이 있는게 흠이었다. 밤만 되면 새 남편에게,
"여보, 불이 나면 어떻게 하죠?"
라고 묻는 것이다. 남편은 의아하게 생각하면서도 짜증 한번 내지 않고,
"뭐, 그냥 뛰어내리지."
라고 대꾸했다. 수사반장인 남편은 아내의 증상을 첫남편의 자살 때문에 생긴 후유증이라고 짐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밤중에 갑자기 "불이야!" 하는 고함소리가 들렸다. 깊은 잠이 들었던 남편은 무의식 중에 베란다로 달려갔다. 뛰어내리려고 베란다 난간을 잡았는데 밑을 내려다보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래서 현관으로 나가려고 뒤돌아 선 남편은 다리가 휘청 꺽였다. 아내가 촛불을 들고,
"불이야! 불이야!"
외치고 있었기에.
2013년 8월 7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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