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6일 화요일

【공포특급】과부의 비밀

 단 둘뿐인 어머니와 딸이 시내 중심의 한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너무 싸서 찜찜하기는 했지만, 지긋지긋한 셋방살이에 질린 가난한 모녀로서는 내 집 마련의 황금 같은 기회라 싼맛에 아예 사버렸던 것이다. 이사한 지 일 주일쯤 지난 후, 딸이 엄마에게 밤마다 이상한 소리가 들려 무섭다는 얘기를 했다. 그러나 엄마는 환경이 바뀌어 예민해진 신경 때문에 그러려니 하고 무심코 지나쳐 버렸다.

 그렇지만 딸아이가 밤마다 식은땀을 죽죽 흘리면서 엄마방으로 뛰어들어오자 하루는 아이방에서 함께 자기로 했다.

 한밤중이 지나자 머리쪽에서 한기가 훅 느껴져 눈을 살짝 더보니, 하얀 옷을 입은 백발의 여자가 딸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고 있는 것이었다. 엄마는 벌떡 일어나 그 여자를 잡으려 했지만 이미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버렸다.

 엄마는 꿈이거나 아니면 헛것을 봤겠지 하고 스스로 위안하며 게속 잤다. 한 10분쯤 지나자 어디선가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하는 어린아이 소리가 들려 다시 일어나보니 벽장에서는 하얀 손이 흔들흔들 움직였고 벽장 옆에는 아까 그 여자가 붉은 피가 뚝뚝 떨어지는 식칼을 든 채 호호호 웃고 있었다.

 이 광경을 본 엄마는 그만 기절해 버리고 말았다.


 다음 날 아침 엄마는 깨어나자마자 총알같이 복덕방으로 달려갔다. 집을 소개한 복덕방 할아버지한테 어젯밤 이야기를 샅샅이 하고선 도대체 그 집에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다그쳤다.
 그러자 머뭇머뭇 망설이던 할아버지가 마침내 입을 열기 시작했다.

 원래 그 아파트에는 과부가 딸과 함께 사이좋게 잘 살았는데 어느 날 과부가 갑자기 미쳐서 딸아이를 칼로 찔러죽인 후 벽장 속에 넣고 자신도 그 칼로 자살했다는 얘기였다.

 이 얘기를 들은 엄마는 당장 이사가려고 짐을 꾸리기 시작했다.

 그 날 밤, 한밤중이 지나자 칼을 든 엄마가 아이가 자는 방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그 날 밤은 전에 살던 과부가 딸을 죽인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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