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8월 13일 화요일

【공포특급】"제발 문 좀 열어주세요."

 부산 P대학교 병원 지하 2층 해부 실습실, 약품 냄새가 진동하는 가운데 여러 명의 의대생들이 실습에 열중하고 있었다.
 "학생들, 시간이 벌써 11시야. 이제 그만 집에 가야지."
 경비원 아저씨의 목소리가 들렸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자, 오늘은 이만 하고 나가서 라면이나 먹자."
 "먼저들 가. 나는 좀더 하다가 갈게."
 "경아야, 너는 무섭지도 않니? 같이 나가자."
 "무섭기는 뭐가 무섭니. 실습용 시체인데."
 학생들은 모두 밖으로 나가고, 경아는 실습실 맨 구석에서 스탠드를 켜 놓은 채 여전히 해부에 열중하고 있었다.
 "철컹-."
 경비원은 실습실 전등이 모두 꺼진 것을 보고 실습실 문을 밖에서 굳게 잠갔다. 경비원은 순찰을 돈 후, 경비실에 들어가 잠을 청하려고 했다. 그런데 어디에선가 자꾸만 이상한 소리가 나는 것 같아서 귀를 쫑긋 세웟다.
 "찌-이-익, 찌-이-익."
 "쥐새끼들이 또 발광을 하는구나. 에라, 잠이나 자자."
 경비원은 귀찮다는 듯이 침대에 누워 이내 코를 골기 시작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나온 학생 하나가 경비실 문을 세차게 두드렸다.
 "아저씨, 아저씨."
 "웬일이냐? 이렇게 일찍, 강의 시작하려면 아직 멀었잖아."
 "아저씨, 어젯밤에 혹시 경아 나가는 것 못 보셨어요?"
 "경아라니?"
 "어제 실습을 마치고 우리들은 모두 나왔는데, 경아는 좀더 남아서 할 일이 있다고 하면서 해부실에 있었어요."
 "그래? 그러면 조금 있다가 나갔겠지, 뭐."
 "그런데 오늘 새벽 1시에 경아 어머니가 우리집에 전화를 하셨어요. 아직 경아가 들어오지 않았다고 말이에요."
 "그럼, 혹시 거기에……."
 둘은 급히 해부실로 뛰어갓다. 경비원은 열시로 철문을 열었다.
 "으악!"
 바닥에는 붉은 피가 떨어져 있고, 경아는 머리가 모두 뽑힌채로 문 앞에 쓰러져 있었다. 피는 손톱이 모두 빠진 경아의 손가락에서 떨어진 것이었다.
 "아저씨, 이것 좀 보세요."
 남학생은 철문의 안쪽을 손으로 가리켰다. 철문에는 위에서 아래로 피가 굳어버린 열 개의 붉은 선이 그어져 있었고, 철문의 파란 페인트가 심하게 벗겨져 있었다.
 "그렇다면 어젯밤의 그 소리가……."
 둘은 경아의 시체를 치우고 바닥을 말끔히 닦아냈다.
 강의 시간이 되자 학생들이 하나 둘씩 해부실로 들어왔다. 남학생은 경아의 일을 일단 숨기기로 마음먹고 내색을 하지 않았다.
 "어, 경아가 안 보이네."
 "으-응, 몸이 좀 아프대."
 "밤늦게까지 열심히 하더니……."
 강의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한 여학생의 비명소리가 해부실에 진동했다.
 "아-악! 빨리 이리 좀 와봐."
 교수님과 학생들은 일제히 소리가 난 실험대로 달려갔다. 모두 거기에 벌어진 광경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소리를 지른 여학생의 실험대 위에는 봉지가 반쯤 열려진 채로 실습용 시체의 머리가 나와 있었는데, 그 시체의 입에는 여자의 머리칼이 한웅큼 물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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