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E여고 미술반 학생들 사이에는 아주 끔찍한 이야기가 퍼져 있었다.
밤 12시만 되면 미술실에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었다. 그래서 학생들은 물론 선생들까지도 요 몇 년 동안 해만 지면 그 미술실을 사용하는 법이 없었다.
새학기가 되자 그 학교에는 젊은 여선생 한 분이 새로 부임해 왔다. 여선생은 미술실에 대한 괴소문을 듣고 자신이 귀신이 벗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겠다고 호언장담했다. 학생들과 다른 선생들이 극구 말렸는데도 그녀는 혼자서 귀신이 나온다는 미술실에서 하룻밤을 지새우기로 작정했다.
날이 어두워지자 여선생은 소형 카세트 하나를 달랑 들고 미술실에 들어갔다. 처음에는 무섭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으나, 12시가 점점 가까워 오자 웬지 으시시 떨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녀는 카세트를 크게 틀어 놓고 음악에 맞추어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신나게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녀는 무서움을 떨쳐 버리려고 새벽까지 지칠 줄 모르고 춤을 추었다.
드디어 날이 밝자 그녀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밖으로 당당하게 걸어 나왔다. 소식을 궁금해 하던 학생들과 달느 선생들이 몰려들었다.
"귀신이 있긴 어디 있어요? 12시가 됐는데도 귀신이라곤 머리카락 하나도 보이지 않았어요. 오히려 전 음악에 맞춰 거울을 보며 신나게 춤까지 췄는 걸요."
이 때, 한 학생이 놀란 얼굴로 그 여선생에게 말했다.
"선생님, 미술실에는 거울이 없어요."
2013년 8월 8일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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