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채용으로 본래라면 전근 같은건 없는 신분이지만, 지진재해 여파로 1년만 먼 곳으로 전근을 갔다.
도호쿠 지사(東北支社)의 종업원이 해일로 대부분 돌아가셔서 급히 모든 지사에서 도호쿠로 일정한 인원수를 보내게 되었으니까, 일손 부족을 보충하기 위해서 현지채용이라고 해도 필요한 자격을 가지고 전근가능한 사람을 이동시켰다는 초특례.
당시 4년 사귀던 남자친구와 결혼 이야기가 나왔지만,
「온 나라가 힘들 때니까 어쩔 수 없다. 결혼 이야기는 전근에서 돌아오고 나서 하자」
면서 흥쾌히 보내주었다.
하지만, 처음 반년이던 예정이 1년으로 늘어나서 이듬해 봄에 현지로 돌아오기 직전, 친구에게 그이가 다른 여자와 결혼했다는걸 듣게 됐다.
그 친구는 현지에 있는 노포 여관(老舗旅館)에서 때때로 아르바이트 하고 있었지만, 2월에 있었던 피로연에서 상을 차리다보니까, 신랑이 전에 소개한 적이 있는 나의 그이였다고 하는 엄청난 우연.
처음에는 믿을 수 없었지만, 현지에 돌아와서 확인해보니까 노골적으로 허둥거리면서 사과를 해왔다.
그 뒤 여러가지 이야기를 듣다가 마지막에는 되려 화내면서
「너의 전근이 늘어났기 때문에 다른 여자와 결혼하게 되버렸다.
모든 것은 현지채용된 사람을 억지로 전근시키는 쓰레기 같은 회사에 네가 취직한 걸로 시작된거다」
하고, 내 탓으로 삼았기 때문에 깜짝.
그렇지만, 그렇게 지독한 태도 덕분에
「이런 남자하고 결혼하지 않아서 좋았다—」
는 기분이 되버렸고 그 자리에서 헤어져서 모든걸 끝났다.
하지만 요전에 좀처럼 타지 않던 전철로 전남친과 우연히 마주쳤는데, 이쪽에서는 부탁도 하지 않았는데 자신의 근황을 주절주절 말하기 시작했다.
전남친의 뇌내에서는, 자신이 양다리 걸치다가 임신결혼(出来婚) 해버린게 아니라
「○코(나)가 돌아오는 날을 기다리던 성실한 나에게 반해버린 아내가, 나를 속여서 결혼으로 끌고갔다」
는 것이 되어있는 듯 했다.
오로지 피해자 시선으로 이야기를 해서 기분 나빴다.
게다가 내가 아직 독신이라는걸 알자, 엄청나게 기뻐보이는 얼굴로
「(독신인 것은) 나를 잊지 못했으니까 그런거야?」
하고 물어보길래 오싹해졌다.
쫓아오면 참을 수 없으니까 전철이 오자마자 달려서 도망가버렸지만, 뒤에서 큰 목소리로
「○코-! 나는, 전화번호도 메일주소도 계속 바꾸지 않고 있었으니까—!」
하고 고함을 질렀다.
너무나 기분 나빠서 나중에 친구에게 이야기하니까
「마토메 사이트에서 가끔 보는 수라장 한창 스레의 착각남(勘違い男) 같아」
라는 말을 들었다.
(어떤 것일까)
그렇게 생각해서 구글링 해버보니까, 자기 사정에 좋은 과거 미화와 피해자 의식 뿐이라서
(전남친도 이런 사고회로를 가지고 있었던 거구나-)
하고, 어떤 의미에서는 납득할 수 있었다.
지금 부인에게 억지로 ××당해서 임신결혼 했다면 몰라도.
나중에 여러가지 조사해서 당시 부인이 하고 있었던 블로그를 읽어보면, 내가 3월말에 전근한 뒤 골든 위크에는 벌써 부인을 스스로 초대해서 데이트하고 있었어.
그런 상황에서
「아내에게 속았다」
면서 피해자인 척 하는 신경이 몰라요.
その神経がわからん!その30 より
http://kohada.open2ch.net/test/read.cgi/kankon/1487688136/
아마 뇌내에서는 이런 시나리오의 러브무비가 진행중이겠지만.
- 재해 때문에 회사의 강요로 '어쩔 수 없이' 멀어지게 된 커플
-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남자는 다른 여자가 나타나 마음이 흔들리고,
그런 상황에서 회사에서는 여자의 전근을 연기.
- 그러다가 다른 여자가 임신해서 남자는 '어쩔 수 없이' 결혼
- 여자는 그걸 알고 화를 내고, 남자는 '순간적으로' 분노하여
'마음에도 없는 말'을 내뱉고, 헤어지게 된다.
- 하지만 전철에서 '운명적인 만남'
- 남자는 진심을 고백하고, 여자는 아직 남자를 잊지 못해 독신이었던 것이다.
- 남자의 진실을 알게 되어 부끄러워져 도망치는 여자.
- 남자는 여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결정적인 대사를 날린다.
우와 촌스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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