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9일 수요일

【storyis 고전훈담/이목구심서】훈민정음(訓民正音)을 배워, 《소학언해(小學諺解)》를 읽는 농민.

鳳山民業農。目不知文。而粗通訓民正音。
봉산(鳳山, 황해북도 봉산군. 봉산탈춤으로 유명함.)에서 농사를 짓는 어떤 백성이 있었는데 그는 글을 잘 알지 못하였고, 겨우 훈민정음을 약간 터득하고 있었다.

家有小學諺解。欣然合于心。凡行止言語。準此爲之。
집에《소학언해(小學諺解)》가 한 권 있었는데, 그는 내심 매우 흡족해하였다. 그리하여 그의 모든 행동거지와 언행을《소학언해》에 준거하여 행하였다.

與妻相約。出入必相拜。敬對跪坐。日讀諺解。
그의 아내와 약속하기를, 집에 들어오고 나갈 때는 반드시 서로 절하기로 하였고 날마다 서로 마주보며 단정하게 꿇어앉아 언해본을 읽었다.

鄕隣共嘲笑大駭。目之狂病。或指爲餓死法。猶堅定不搖。
이웃 사람들이 모두 조소하고 크게 놀라 그를 미친 병에 걸렸다고 지목하는가 하면 어떤 이는 그를 가리켜 굶어죽기 십상이라고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는 이런 것에 조금도 동요되지 않았다.

夫鳳山海陬也。自昔俗麁厲。強力悍性。服農賈。
대저 봉산이란 곳은 바닷가의 구석진 곳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풍속이 거칠고 강폭하여 사나운 성질을 지녔으며 농업이나 상업을 하여 생계를 꾸려 나갔다.

尤健者習控大弓。取武擧。稱讀書者葢罕焉。
그 중에서도 더 건장한 사람들은 큰 활 당기는 법을 배워 무과(武科)에 응시할 뿐, 공부하는 사람은 아주 드물었다.

是民素無見聞。忽感心。自飭躬於粗鹵之中。不亦卓哉。
이 백성도 평소 아무런 식견(識見)이 없던 사람이었는데 마음에 느낀 바가 있어, 그와 같이 거친 환경 중에서도 스스로 힘써 노력하였으니, 또한 탁월(卓越)하지 않은가.

《이목구심서(耳目口心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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